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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칼럼'은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아직까지 그 원인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아마도 과학자 양반들이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한 글을 썼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만이 난무할 뿐이다. 물론 드물긴 해도 칼 세이건이나 아이작 아시모프처럼 풍부한 인문학적 교양과 멋진 문장력, 게다가 대중적인 감각까지 겸비한 출중한 과학자들이 있긴 있었다. 안타깝게도 두 사람 모두 고인이 되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영국의 과학저술가 애드리언 배리의 <갈릴레오와 킬러나무>, <늑대인간과 외계생명체>를 읽고 있자니, "오, 이 아저씨 역시 같은 부류네!"하는 반가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A4용지 한두장 분량의 짧은 에세이들이지만, 이 책에는 과학칼럼을 읽을 보통의 독자들의 (얕은?)수준과 (천박한?)취향에 대한 친절한 배려가 느껴진다. 그러나 단순히 대중들의 흥미에 부응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의 설명의 기반은 어디까지나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으며, 배리는 일반인들이 상식적으로 알아두었으면 싶은 최신 과학이슈를 은근슬쩍 끼워 넣는 데에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니까 말이다.
사실, 두 책들은 천문학, 생물학, 물리학에서부터 시작하여 하이테크놀로지, 컴퓨터, 우주과학에 이르는 과학의 다양한 주제와 영역을 다룬다. 잡다하다면 잡다하고, 방대하다면 방대하다. 그것을 세계사의 뒷이야기, 문화사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고고학적 미스테리, 항간에 떠도는 각종 미신과 루머의 진위여부, SF 영화와 소설의 친숙하고 흥미로운 아이콘과 더불어 설명하고 있으니, 어찌 흥미롭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곁들여진 Jovan Djordjevic(도대체 이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좋을까)의 일러스트도 색다른 즐거움을 전해주고, 번역도 꽤 매끄러운 편.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점은 배리가 글을 쓸 줄 아는 과학자라는 사실이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는 엄청나게 박학다식할 뿐 아니라, 자신의 지식을 문장으로 능숙하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또한 아무리 심각해 보이는 주제일지라도 그의 유머감각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있다. 일례로 '우리와 대적할 외계문명은 존재하는가?'라는 칼럼의 말미는 이렇게 끝맺는다. "우리와 대적할 외계인들이 없으면 우주는 고스란히 우리의 것이 될 것이다. " 흠흠...
원래 <갈릴레오와 킬러나무><늑대인간과 외계생명체>는 배리의 97년작 Galileo and the Dolphins 를 포켓용 책 두권에 나누어 새로 펴낸 것인데, <갈릴레오...>쪽에는 인문학에 가까운 이슈들을 그리고 <늑대인간과...>에는 상대적으로 순수과학에 가까운 이슈들을 모아 놓았다. 그러나 사실 그닥 큰 차이는 없다. '토리노의 성의는 과연 진짜일까?''링컨과 케네디 암살의 유사성?''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라!' 등등 '호기심'으로 출발하여 자잘한 '재미'를 실컷 맛보고 '지식과 상식'으로 남겨질만한 이야기꺼리는 두권 모두 잔뜩 들어있다. - 조혜련(2000-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