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착착 감기는 충청도 사투리와 뻔하지 않은 입담으로 한국 소설의 한 축을 지탱해온 김종광 작가가 새로운 소설집을 출간했다. 코로나19 무렵부터 발표한 아홉 편의 소설이 수록된 『안녕의 발견』은 충청도 안녕시에서 이렇게 저렇게 좌충우돌하면서 어깨 기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허기진 마음을 가득 채우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오지랖이 시작된다! 혜화동의 작은 가게 ‘맛나 도시락’을 중심으로, 주인장 정금남 여사와 밥심으로 대동단결한 사람들이 만나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감동의 휴먼 드라마.
자신의 목숨을 끊는 일이 우주의 별 하나를 없애고, 지구의 온도를 1도 떨어뜨려 결국에는 지구의 빙하기를 가져오고 우주까지 삼켜버린다는 설정으로 지구로 윤회하는 두 생명 보리와 어진의 이야기다.
최진영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로 《구의 증명》 바로 전 작품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구의 증명》의 모티프가 선연한데, 특유의 강력하고 거침없는 파토스로 몰아치는 생동감은 작가의 여느 책을 능가한다. 작가 또한 “그때 원도의 이야기를 썼기 때문에 다음 질문으로 건너갈 수 있었음을” ‘새로 쓴 작가의 말’에 밝혀두었다.
2년여 동안 발표한 일곱편의 중.단편을 묶은 소설집. 표제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능청과 재치, 고전소설식 인물소개가 주를 이룬다. "황! 마안-그은 백분, 찝원, 여끈, 팔푼, 두 바리"란 주제가가 울려퍼지고, 드디어 성석제의 개인기가 시작된다.
한국문학의 대표주자 중 한 사람인 황정은 작가의 신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d'(발표 당시 '웃는 남자')와 「문학3」 웹 연재 당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인물과 서사는 다르지만 서로 묘하고도 아름답게 공명하는 이 두 중편이 연작소설 <dd의 우산>으로 묶였다.
황석영의 장편소설. <강남몽>은 작가 스스로 여러 지면에서 밝혔듯 필생의 작업 가운데 하나로 일찍부터 구상해온 '강남형성사'가 경지에 이른 작가 특유의 필력과 왕성한 실험정신으로 완성을 이룬 작품이다. 수십년에 걸친 남한 자본주의 근대화의 숨가쁜 여정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며 우리 시대 삶의 바탕이 어떻게 이루어져왔는지를 실감나게 제시하는 대작이다.
소설의 이야기와 영화의 이야기가 얽히는 소설 <종이비행기>는 한 편의 시나리오를 온전히 담은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다. 영화 시나리오로 재현된 이야기의 진위를 소설이 추적하며 이야기의 다른 측면들을 발견해가는 과정에서 허구와 현실의 관계가 수면으로 부상한다.
의족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 수덕은 더 이상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과학계에 다시 복귀하게 된다. 수덕은 자신과 똑같이 온 우주 신의 계시를 받은 아이를 찾아 연구를 시작해야 하는데 과거의 잘못들이 자꾸만 발목을 잡는데….
깊은 상실감에도 의연히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한국문학의 새로운 감수성을 그려내는 이주란 작가의 짧은 소설 『좋아 보여서 다행』이 출간되었다. 한때 애틋한 관계로 지냈던 이들이 오랜만에 조우하는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읽기의 쾌락에 더해, 바깥의 내가 느끼는 반감된 생생함에 한껏 숨을 불어넣는다. 투명해서 의심스러운 제목처럼 읽고 있던 소설의 장르가 느와르, 미스터리였으므로 나는 나의 현실이라는 일상물에서 벗어나 곧장 긴박한 두 장르 공간으로 초대된다.
재미 한인 이매자 작가의 첫 한국어 장편소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여성 주인공 음천의 삶을 통해 가족, 정체성, 그리고 운명에 대한 깊은 탐구를 제공한다. 개인적 갈등과 사회적 압박, 그리고 선과 악의 상대성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시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한다.